김영수 개인전

연주하다,

Adagio in Sonata

Solo Exhibition  / 2015. 06. 24 - 30

@ Gallery 1898

Adagio in Sonata
(사랑으로 연주하다–느리게) 


나는 2000년부터 줄곧 사람을 주제로 작업해왔다. 여성성, 누드, 전쟁, 관계, 무의식적 내면의 섬, 그리고 인생에 대한 철학 등 삶에서 비롯된 감성적 공감과 연민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들은 내 작업 속에서 무의식에 밀어 넣었던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진실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삶을 되돌아 볼 때 ‘인생이란 바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하게 되었다. 이에 2008년부터는 ‘Life is like playing instrument (인생연주)’라는 주제에 천착해 다양한 시리즈를 그리고 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J.하위징아(J. Huizinga 1872∼1945)가 제창한 개념인 ‘유희하는 인간’ 이라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내 작업의 화두이자 동기를 대변한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물론이고 감성과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기인한다. 욕구는 감성의 바다로 올라와 춤을 추다가 이성에 의해 통제되고, 경험적 철학이 합쳐져서 회화라는 형태로 표출된다.

  2012년 9월 인사동 The K Gallery 초대전 ‘Drawing for Sonata’ 이후 나의 작업에 참고한 작가는 아쉴 고리키(Arshile Gorky)와 리차드 디벤콘(Richard Diebenkorn)이다. 고리키는 입체파적 경향을 뛰어넘어 사물의 본질을 자유로운 곡선으로 표현했다. 그의 회화에 있어 색은 선과 선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영혼이다. 리차드 디벤콘은 자연을 가장 단순한 색면 분할로 나타냈다. 평면에 펼친 면과 면 사이의 직선은 자연이 가진 본질의 무게를 없애고 면과 면을 한 덩어리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작가는 각각 유기적인 곡선 및 수직·수평의 기하학적 색면 분할로 사물의 본질에 다가섰다. 회화의 점과 면은 결국 선으로써 그 에너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내 그림에서 우선적인 것은 운동감 있는 선이다. 그 선은 에너지를 가지고 움직이며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 넣고 나아가 음악적 흐름을 나타낸다. 이러한 유기적 선들은 삶의 감성적 굴곡을 의미하며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기도 한다. 선들을 감싸고 포용하는 색면은 주로 감정적 느낌을 가지지만 선들에 의해 통제된 이성을 뜻하기도 한다. 강렬한 색상 대비는 고조된 내면의 갈등과 이를 이성적으로 극복하는 것을 나타낸다. 악기를 연주하는 이미지를 통해 선과 색의 조화를 이끌어 내어 인생을 연주하는 주체로서의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면상의 인체의 이미지는 악기의 이미지(특히 첼로)와 같다. 첼로는 인체의 크기와 유사하며 사람의 목소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회화적이다.

  내 그림의 가장 기본적인 모티브는 욕구와 사랑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 사랑이고, 그 근간은 욕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방식으로 연주하는 음악이다. 이 음악에는 삶의 매 순간의 감정이 실려있다. 따라서 연주는 사랑의 방법이자 목적이다. 이러한 생각들이 회화로 표현될 때 그것이 컨템포러리(Contemporary)한가 아닌가로 분석될 필요는 없다. 그것들은 작가의 감성에 따라 구상적 또는 추상적으로 다양하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6월 유경갤러리(YUGYEONG GALLERY) 경명자 관장은 김영수 화가, ‘사랑으로 연주하다’Adagio in Sonata 展, 해금강테마박물관(HAEGEUMGANG THEME MUSEUM) 초대전 2014.6.1~14 을 통해 “서로 다른 색채와 선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연주하듯 회화에 음악성을 가미한 그녀의 작품에는 강렬한 채색과 대비되는 색상이 마치 피아노 연주자가 건반을 연주하는 것 같아 강한 인상이 남는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연주하는 음악이 있으며 청각의 시각화적인 느낌이 있다. 유경갤러리 전시를 계기로 다양한 전시 및 교육과 연계한 문화활동을 통해 거제(Geoje) 시민에게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향유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15 Stella Youngsoo Kim (김영수)